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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심리학적 분석 리뷰

by Cyrus 2024. 11. 14.

영화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 심리학적 분석 리뷰

건축학개론은 단순한 첫사랑 이야기를 넘는다. 기억의 특성과 감정의 본질을 탐구하는 심리적 드라마로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시간과 감정이 어떻게 우리의 기억이 형성되고, 왜곡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내가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이는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심리학적으로 건축학개론은 기억과 감정, 그리고 그것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형되는 과정을 탐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첫사랑과 감정의 형성 : 풋풋한 시절의 심리적 상처

영화 속에서 승민(이제훈/엄태웅)은 첫사랑을 마주하면서도 쉽게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첫사랑의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순수하고 미성숙한 감정으로 남는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기억이라고 부른다. 감정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강하게 남으며, 성인이 된 후에도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서 살아남아 영향을 미친다. 승민이 서연(수지/한가인)을 다시 만났을 떄 느끼는 감정은 그저 서연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당시에 경험했던 설렘과, 두려움, 상처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런 감정들은 우리가 성숙해지면서도 여전히 잊히지 않고 우리 성격과 행동에 은밀히 영향을 준다.

 

기억의 재구성 : 과거와 현재의 경계

영화 속에서 승민이 서연과 추억을 떠올리는 장면은, 기억이 얼마나 주관적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기억의 재구성으로 설명한다. 우리의 뇌는 과거의 경험을 사실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해석과 감정을 덧씌우며 재구성한다. 승민이 서연을 다시 만났을 때 과거의 기억이 더 아련하고 이상화된 형태로 떠오르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의 첫사랑은 그때의 감정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내가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첫사랑의 아련함 : '이상화 효과'와 '추억 보정'의 심리적 기제

건축학개론 속 첫사란은 미완의 기억이기에 더욱 아름답고, 아련하게 이상화된다. 이는 심리학에서 이상화 효과로 설명된다. 인간은 특히 첫사랑 같은 강렬한 감정에 대해서는 현실보다 더욱 이상적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현재의 삶이 불완전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할 때 우리는 과거의 추억을 아름답게 보정하여 그리워하게 된다. 이를 추억 보정이라고 한다. 승민과 서연이 과거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그리움을 넘어, 현실의 불완전함과 과거의 완전함이 대비되며 더욱 이상화된다.

 

심리적 관점에서 본 승민과 서연의 관계

  • 승민(이제훈 / 엄태웅) : 승민은 첫사랑의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첫사랑은 흔히 일종의 '감정적 인쇄 효과'를 남긴다. 이는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기에 경험한 감정이 강하게 각인되어 이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성인이 된 승민이 서연과 재회하며 첫사랑의 감정을 다시 느끼는 것은 첫사랑이 그의 성격과 삶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 서연(수지 / 한가인) : 서연은 승민의 기억 속 첫사랑의 상징이지만, 서연 역시 과거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한 채 성이 되어 돌아왔다. 서연의 시선에서 본 첫사랑은 어쩌면 지나간 아름다운 추억이며, 그녀는 승민처럼 여전히 첫사랑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는 사람들이 첫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각기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인생의 기준이 되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 그저 지나간 추억일 수도 있다.

기억과 사랑, 그리고 성장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이라는 순수한 감정을 통해 우리가 기억하는 방식과 시간이 감정을 변화시키는 방식을 보여준다. 성인이 된 후에도 우리는 첫사랑에 얽힌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의 순수했던 감정에 잠시 머물게 된다. 심리학적으로 이 영화는 단순히 아련한 로맨스가 아니라, 우리의 감정이 어떻게 기억되고, 그 기억이 다시 우리를 형성하는지를 보여주는 복합적인 내명의 여정을 담고 있다. 건축학개론은 우리가 가진 첫사랑의 기억을 끌어내며, 그 기억을 통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